11/10/16
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뛰어본다. 어제와는 반대방향으로 갔다. 무릎은 이제 거의 다 나았는지 아프지는 않았다. 다행이네… 한국에 돌아가서도 아침에 꼭 조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. 브라질엔 커다란 경비견들이 많아서 집 앞을 지나다닐 때 얘들이 짖으면 꽤나 무섭다. 후우, 아저씨네 집 근처에서 보았던 커다란 불독 비슷한 견종은 정말 무섭더라. 짖진 않았는데 조그마한 개가 짖으니까 터덕터덕 오더라.
언제나 그렇듯 아침은 아저씨께서 빵집에 가서 빵을 사오신다. 나는 아침에 먹는 이 기본빵을 참 좋아한다. 아저씨께서는 4개를 사오시는데 나보고 너는 어리고 젊으니 많이 먹어야 한다면서 본인과 부인은 1개씩 나에겐 2개를 주셨다. 너무 감사하다. 따뜻한 이 호의들을 언젠가는 그 누군가에게 다시 베풀리라.
아침을 먹는 도중 아저씨께서는 계속 나에게 teenager라고 하셨는데 난 계속 나는 20대이지 10대가 아니라고 답했다. 나중에 알고보니 아저씨는 젊은 이들을 teenager라고 부르셨던 건데 내가 그 의미와 20대 50대 등을 알려드리자 오호 또 하나 배웠다며 좋아하시고 내게 너는 정말 좋은 영어선생이라면서 엄지를 척 하신다. 나도 아저씨에게 매 끼마다 포르투갈어를 배우기 때문에.. 쑥쓰러울 뿐이다. 내가 알려 드릴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야지. 이전에 어떻게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냐고 여쭤봤을 때 여행다니기 위해 배웠다고 하셨다. 배운 기간은 6개월. 하아.. 고작 6개월에 이 정도로 잘하시다니 나 같으면 6개월에 이만큼 하지 못했을 것이고 여행을 다니기 위해 배우기 시작했다는 아저씨의 열정이 대단하다
아주머니는 오늘도 결국 안 가셨다 하하. 계획은 시시각각 바뀌어 간다. 나도 아주머니께서 계속 계시면 좋다. 아침마다 언제나 본 지아와 함께 잘 잤냐고 여쭤봐 주셔서 감사하다. 음식도 정말 잘하시고 상당히 부지런하시다. 오늘은 집 마당에 있는 꽃과 풀들을 가위로 정리하셨다.
사실 아침을 먹기 전에 운동을 마치고 아저씨랑 이야기하다가 내가 수영장에 점프하는 장난을 쳤는데 아저씨께서는 갑자기 그래 너 수영해야 한다며 어디서 호스를 가져오시더니 수영장 청소를 시작하신다. 안 그러셔도 그냥 들어가서 재밌게 놀 수 있었는데, 놀아봤자 20분 정도일텐데.. 나 혼자 사용하게 하기 위해서 청소하시다니.. 결국 위에 떠다니는 것들과 아래 가라앉은 것들 모두를 걷어내고 기계를 돌려 수영장을 작동시키셨다. 날씨는 추웠지만 아저씨의 정성 때문에 안 들어갈 수도 없어서 빵 사러 다녀오실 때까지 물에서 좀 놀다가 나왔다. 그리고 오후에 한 번 더 들어가고. 그 때에는 인공폭포도 틀어놓으셨다. 이 집에서 누릴 호사는 다 누린 듯 싶다
점심 즈음인가 아저씨께서 Pantanal 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셨다. 알고보니 야생악어도 있고, 재규어도 있고 아나콘다도 있는 등 각종 야생동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. 나중에 구글로 검색해보았더니 아마존 다음으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습지라고 한다. 인터넷에서 3박 4일정도의 대략적인 가격은 1300~1500헤알까지 간다. 계산해보면 호주 돈 500불 전후이니 해볼 만 하다. 이 얼마나 감격적인가. KBS 동물의 세계나 다큐멘터리로만 보던 동물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. 가슴이 마구마구 떨려온다. 드디어 내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남미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. 나중에 돈을 더 벌어서 올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그 때가 되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줄어들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. 얼마나 많은 환경이 파괴되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. 그렇기에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.
이것으로 각 국마다 방문해야 할 메이저 급 여행들은 정해졌다. 브라질은 동료 Peregrinos 를 방문하는 것과 리우 데 자네이루, 이과수 폭포, 판타나우 습지 정도이고 아르헨티나는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저 아래 빙하, 펭귄서식처, 칠레도 각종 국립공원과 이스터 섬 그리고 산티아고, 페루는 마추픽추, 에콰도르는 갈라파고스 제도와 달걀세우기, 콜롬비아는 보고타 방문 정도가 될 것 같다. 그 위로 쿠바나 예전 교회 다닐 적 목사님이 현재 사역하고 계시는 도미니카 공화국, 혹은 멕시코 정도를 들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. 마음 같아서는 보고타에서 바르셀로나로 넘어가 축구를 보고, 파리에서 친구를 방문한 다음 한국에 넘어갈 계획인데 일정이 꽤나 빡빡하다. 열심히 노력해보도록 해야겠다. 아 좋다!!!
"나의 집은 너의 집이야"
아저씨의 명언
역시 함부로 따라하는게 아니다
날씨가 좋지 않아 결국 들어가지 못했던 해변
그러나 발은 담가본다
한마리 군함조가 되리라
모델하셔도 되겠어요 XD
어제 그렇게 마시고 오늘 또 마시는 아저씨. 그리고 나..
아주머니가 주워오신 조개껍질로 장난 치는 중
어제 남았던 닭날개와 링귀사, 그리고 모케카!
이 많은 곳을 다 갈 수 있을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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